회복 2

최근 엄마의 근황

어느덧 3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섭식장애로 어렵게 음식을 넘기며 하루 하루 힘든 날을 보내시던 엄마가 급기야 눈이 뒤집어지고 시름시름 앓던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했었습니다. 곁에 있으면 무엇이라도 해드릴 수 있지만 머나먼 호주에 사는 자식은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무리 요양병원에 의사와 간호사가 있지만 어디 자식의 눈으로 살필 수가 있겠습니까? 다행히 큰 고비를 넘기시고 회복중입니다. 노환에 체력에 많이 떨어져 회복이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참 다행입니다. 한 시간동안 통화하며 노래도 함께 부르고 숫자도 1에서부터 100까지 나누어 세고 마비가 온 오른손이 회복되길 바라며 손뼉도 치고 두 손을 들었다 내렸다 운동도 하고 추억의 이야기도 나누며 엄마와 같은 하늘이 아닌 바다 건너 사는 자식의 미..

엄마랑 2021.11.05

그냥 놔둬

자연은 억지로 꾸미지 않고 상생하며 어울린다. 넘치면 과한 그대로 내어 주고 모자르면 모자란 그대로 보듬고 어울어 지낸다 달달한 햇빛도 나누고 시원한 바람도 나누고 상큼한 공기도 함께 나누며 자연은 자연스럽게 넉넉한 대지를 함께 나눈다. 자연은 산허리가 잘리듯 착취로 인해 황폐해져 끝이 안 보이는 칠흑같은 터널에서도 절망이 아닌 아침 안개같은 희망을 품고 보듬어 호흡하고 함께 나누며 온 종일 생명스런 에너지를 억척스리 모아서 찢어진 상처를 붙들고 긴긴 밤 잠도 잊은 채 닦고 씻어내어 아픈 가슴과 망가진 몸에 한땀 한땀 에너지를 바르며 긴 들숨을 통해 회복하고 복원하는 수고를 하다가 넉넉한 아침을 맞으며 건재함을 알려준다. 잘 났다고 우쭐한 인간에 의해 아픈 자연은 발길이 뜸해지면 또 다시 한없는 사랑을 ..

글쓰기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