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연못의 비극

onchris 2021. 4. 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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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뒷마당에는 내가 손수 만든 연못이 있습니다. 9㎡ 정도의 크기입니다. 어느덧 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맇적부터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호주에서 제 꿈을 실현시킨것이죠. 펫삽에서 치어를 사와 키우기 시작하면서 퇴근하면 제일 먼저 연못부터 살피게 된 중요한 일이 되고 말았지만 점점 커가는 물고기들을 보고 있으면 흐뭇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못의 물은 더러워졌고 급기야는 물고기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녹조를 띠는 탁한 물이 되버려 난감한 경우를 닥치게 되었던 기억들이 아련히 스쳐 지나갑니다. 열심히 워터펌프로 물을 필터링하고 녹조제거용 트리트먼트 덕분에 다시 맑은 물로 되돌아 와 물고기들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Bunning에서 우연히 수중식물을 구경하던중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미나리를 발견하고 사와 연못에 넣어 봤습니다. 연못에 적응한 미나리는 놀라운 속도로 자랐고 번식을 하여 연못을 뒤덮을 정도로 잘 자랐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솎아내야 할 정도로 많아지게 되니 자연스럽게 히든스폿이 생기게 되고 이곳은 어린 물고기들이 태어나 살아갈 수 있는 안전공간의 역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년에 한마리정도 태어나던 새끼들이 계속해서 태어나 나중에는 몇 마리가 있는지 세기조차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우리 연못의 비극이 시작되면서 나중에 모두 세보니 30마리로 불어나 있었습니다.

연못의 비극은 우리집 개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목장에서 양몰이용으로 특화된 개로 이름은 헌터입니다.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종이라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활동적인 개입니다.  뒷마당이 모두 헌터의 놀이터가 되었고 이로 인해 잔디가 남아나질 않아 나중에는 흙먼지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먼지가 바람에 의해 연못에 쌓이기 시작하더니 연못이 썩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흙이 아니라 뻘이 되어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였고 열심히 필터링을 해도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하지만 물을 전체 다 갈고 청소를 하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니어서 차일피일 미루다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헌터가 연못에 실례를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따라 뒷마당으로 가는 게이트가 닫혀 있어서 헌터가 대변을 참다가 연못에 쳐져있는 울타리를 뛰어 넘어갈려고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고 연못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중에 미나리 위쪽에다 참았던 큼직막한 변을 싸버린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져 있어서 황급히 변을 최대한 제거하고 일을 처리했지만 이것이 연못의 비극의 시작일줄 까맣게 몰랐습니다.

이틀이 지난 후 물고기 한 마리가 죽을 것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연적으로 죽은 물고기가 없을 정도로 잘 관리했다고 생각했는데 ... 매우 놀랄 일이 벌어지게 된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날 25센티가 넘는 큰 물고기가 죽은 것입니다.  그제서야 아~ 이건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급기야 버닝에서 큰 통을 2개 사와 모든 물고기를 잡아서 집어 넣고 연못의 물을 모두 빼내고 수초들과 모래 그리고 돌들을 모두 끄집어내고 연못을 청소했습니다. 하지만 물고기들은 이미 세균에 감염이 된 것인지 차츰 차츰 하나씩 죽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약처방도 하고 물도 갈아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30마리중 25마리가 죽고 중간크기 4마리와 새끼1마리만 살아 남았습니다. 연못이 갑자기 휑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연못에는 5마리의 물고기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느닷없이 한 마리가 더 있는 것입니다. 한달 전에 날씨가 좋은 날이 계속되면서 mating하듯이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인연이 있었는지 한마리가 태어나 총 6마리만 있는 상태입니다.

연못에 불필요한 돌이나 자갈같은 것은 모두 빼버리고 수초들만 조금 넣어 놓은 상태로 6마리가 살기엔 조금 여유가 있는 상태입니다. 홍역처럼 지나간 비극을 넘어 살아난 물고기을 보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워터펌프 청소와 필터의 이물질을 제거해주고 물고기들을 살펴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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