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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보내는 가을의 연시

onchris 2020. 9. 19.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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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님이시여!

오늘은 무엇을 생각하시며 무엇을 계획하십니까?

어제밤 꿈속에서 당신의 모습이 나를 찾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당신은 그리 화려하지도 않고 어색하지도 않은

평범한 모습으로

항상 나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나는 당신의 이런 모습을 좋아합니다.

오곡이 늦은 가을 끝자락에 자신의 노력을

평가받듯이 한없는 풍요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역시 가을은 넉넉한 계절이며 우리에게 틈실한

마음를 나누게 합니다.

사랑하고 항상 같이 있고픈 님이시여,

이 가을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런 계획이 있으시다면 부디 저를 잊지 마시고

기억하셔서 동행하는 영광을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님과 함께 가을을 흠뻑 가슴으로

적시고 맛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결실로 영그러진 풍성한 가을을 위해서

씨뿌렸던 봄과 따사로운 햇볕으로 보다듬은

여름의 친절한 나눔이 있었기에

이뤄졌다는 것에 감사하게 하소서.   

사랑하는 님이시여!

내일은 소망이라고 그리고 젊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록 내일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낙망한 일이

산적해 있고 막아서더라도

이것은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칠흑의 바다에서 배들이 자신이 길을

안전하게 가도록 비춰주는 등대처럼

당신은 나의 나침판이시며 등불이셔서 실족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있게 발을 내딛게 합니다.

풍성한 가을처럼 저도 이 가을에 좋은 결실을

거두어 당신에게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 

사랑하고 항상 같이 있고픈 님이시여,

이 가을에 좀 더 솔직하게 당신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체면으로 가슴을 나누지

못하는 단단한 모양이 아닌 발가벗은 모습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 정직한 몸짓으로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담대한 용기를  갖고

이 가을을 나게 하소서.

삭막해져가는 세파에서 넉넉한 정을 나누는

가을처럼 살게 해주소서.

기억합니다.

그리고, 항상 동일한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어린시절 순수한 눈망울속에 청정무구한

쪽빛하늘을 가득 담고 황금빛 들녁처럼

순수했던 그 마음을 다시 끄집어 내어 달릴 수

있게 하소서. 

오늘만 그리워서 찾는 사람이 아니고 언제나

동일한 언행으로 님이 흐믓해하는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사랑하는 당신이 온 마음으로 우리에게 보여 주신

그대로 서로를 사랑하며

아낌없이 가을을 가을답게 보내는 여유를

허락하소서.   

사랑하는 님이시여,

불현듯, 예기치 못한 때에,

나의 눈을, 나의 머리를, 나의 가슴을 수직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신선한 충격을 주소서.

님이 가신 길을 익히 알면서 다른 길로로 딴 짓을

할 때마다 가차없이 던지셔야 합니다.

그래서 님이 가신 길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님이

가야할 길을 예비하며 길을 나서는 전도자가

되게 하소서.

사랑하는 님이여,

눈을 뜨고 있을때나 잠자고 있을때나 찾아와

주셔서 저로 하여금 님과 함께 하는 영광을 누리는

축복을 누리게 하소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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