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머금은 풀잎도 산 마루에 걸터 앉은 뭉게구름도 갓 핀 어설픈 어린 꽃봉오리의 수줍은 숨소리도 시린도록 찬 계곡물도 넉넉히 품고 보듬은 후더운 평상바위도 모두 품고 있는 악산을 닮고 싶다. 그 악산을 닮으면 눈이 배부르고 그 악산을 닮으면 가슴이 시원하며 그 악산을 닮으면 머리에선 엔돌핀이 넘치고 그 악산을 닮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나는 나를 잊고 악산이 되고 싶다. 내가 악산이 되면 작고 소소한 기쁨이 배가 되고 내가 악산이 되면 모두 다 즐거워 보이며 내가 악산이 되면 값없이 나누며 웃으며 내가 악산이 되면 넉넉한 정을 나누고 내가 악산이 되면 한없이 퍼주며 내가 악산이 되면 모두의 어머니가 되리라 담뿍 패인 바윗틈으로 찾아온 오후 햇살처럼 굽이쳐 흘러가는 산마루 위의 저녁구름처럼 소담한..